BS ‘K팝스타2’에서 우승한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의 부모인 이성근·주세희 선교사가 <오늘 행복해야 내일 더 행복한 아이가 된다>를 펴내고 9일 오후 서울 잠실 교보문고 티움에서 ‘우리 아이 이렇게 키웠다’ 강연 및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들 부부는 국내 기독 출판사와 예배사역 단체 등에서 일하다, 2008년 가족들과 몽골로 떠나 선교활동을 하고 있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 형편과 MK스쿨에서의 ‘영어 스트레스’ 때문에 자녀들에게 홈스쿨링 교육을 실시했으며, 자녀들은 한국 체류 동안 재미 삼아 나간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거머쥐었다.
‘악동뮤지션’ 찬혁·수현은 방송에서 독특하고 창의적인 음악세계를 펼치면서도 밝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사랑받아, 부모의 교육관에 대한 관심이 커지기도 했다. 이 책은 바로 부부가 내놓은 하나의 대답이다.
부부 사이가 좋아야 아이들도 행복
이날 강연에서 부부는 참석한 부모들에게 “사랑을 받아본 사람들이 사랑할 수 있다”며 “부모와 가족에게서 행복을 경험할 수 없다면, 다른 어느 곳에서도 행복을 경험하기 힘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가정은 서로에게 배우는 학교로, 참된 교육은 학교가 아닌 가정에서 시작돼야 한다”고 했다.
‘아빠’ 이성근 선교사는 “아이들에게 친구를 되돌려줘야 한다”며 “사춘기 아이들에게 가장 큰 동기를 부여하는 존재는 바로 친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선교사는 “아이들이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게 생기는 것이 바로 친구 때문으로, 친구는 심지어 자발적으로 공부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며 “그것을 부모 입장에서 서운해하기보다 인정해 주고, 친구 관계에서 시너지 효과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마’ 주세희 선교사는 “아이들이 오늘 불행하게 잠들면 내일 깰 때 너무 힘들지만, 오늘 행복하게 잠이 들면 다음 날 아침에도 즐겁게 눈을 뜰 수 있다”며 “아이들은 행복도 부모에게서 배우는 것 같다. 엄마와 아빠가 행복하면 아이들도 행복해하더라”고 전했다.
주 선교사는 “저희 부부는 아이들 앞에서 뽀뽀하고 안아주는 등 서로 스킨십을 많이 했다”며 “처음에는 아이들이 부끄러워했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사랑을 표현했더니, 지금 아이들이 ‘출근’할 때 저를 안아주고 토닥토닥해 주는데 우리에게 배운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엄마와 아빠 사이가 좋지 않으면, 아이들과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문제가 있는 집안을 보면 대부분 엄마 아빠 사이의 문제가 크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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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감사는 화해를 하게 만든다. 그게 사람이든, 아니면 시간이든 응어리진 것을 풀어준다”며 “분명 우리가 지나온 현실은 죽을 만큼 힘들었고 치열했지만, 돌아보니 받은 게 많고 우리가 베푼 것도 많았다. 삶이 결코 빈곤하지 않았다. 묵상을 하면서 나는 감사가 가진 은혜에 감동했다. 사람들은 재정에 대해서 생각할 때 많아야 부족함이 없다고 여기지만, 사실은 감사가 많아야 부족함이 없다”고 고백한다. ⓒ이대웅 기자 |
건강한 가치관, 정서적 안정감, 대가 지불
자녀교육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세 가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첫째는 ‘건강한 가치관과 세계관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 선교사는 “‘너희들이 최고야’, ‘너희들이 가장 가치 있는 존재야’라는 말을 계속 해 주면서 건강한 자존감을 심어주고자 했다”며 “가정에서 계속 자존감을 불어넣어 주면, 혹시 세상에서 낙심하고 실망할지라도 돌아올 지점이 생긴다”고 했다.
주 선교사는 “자존감이 낮다는 것은 용기가 없다는 이야기”라며 “저희 자녀들이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이야’, ‘나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어’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이 선교사는 “친할머니마저 ‘(외모가) 못났다’고 말했지만, 우리는 ‘못났지만 예쁘다’고 계속 이야기해 줬다”며 “그래서 방송에 나가서도 당당하게 ‘못생겼지만 상처받지 않는다’고 말할 정도로, 외모 지적에도 상처받지 않고 오히려 ‘못나니’라는 곡까지 만드는 ‘강한 멘탈의 소유자’가 됐다. 그것이 바로 자존감”이라고 덧붙였다.
이 선교사는 “힐링캠프에 함께 출연한 가수 아이유 씨가 ‘사춘기 시절 일찍 데뷔해 방황하는 시기가 있었다’고 했다”며 “자녀들을 믿어주고 세워줄 가정이 있는 친구들은 다시 돌아가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들은 계속 방황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여러분의 자녀들이 집에 돌아와서 안정감을 누리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가? 여전히 자신을 신뢰해 주고 사랑해 주고 최고라고 이야기해 줄 가정이 있다면, 상처받고 실패하더라도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는 ‘정서적 안정감’으로, 첫째 항목과 관련된 것이다. 이 선교사는 “자녀들에게 ‘잘 할 수 있다’고 격려해 줘야 한다”며 “우리의 기초, 나를 행복하게 하는 가치가 돈이나 명예에 있다면 위태로워질 것이고, 이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가르쳐 주고자 했다”고 했다.
셋째는 ‘하고 싶은 일이 할 수 있는 일이 되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는 부부가 홈스쿨링을 하면서 자녀들에게 가장 많이 했던 말로, 갖고 싶은 것을 갖거나 하고 싶은 일을 현실로 이뤄내기 위해서는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만 자신이 원하는 결과, 즉 꿈꾸는 이상에 가까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강연에서 자녀들에게 강조했던 10가지 말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는 “네가 최고야. 너는 하나님의 걸작품이야(자존감)”, “함께 하자, 함께 놀자(하나된 가족)”, “너에게 어울리는 것이 뭘까?”, “뭐 재미있는 일 없을까?(추억 만들기)”, “그래도 우리는 행복한 거야”, “와! 정말 멋지다”, “너도 할 수 있어”, “무엇을 먼저 할래?(대가 지불과 책임감)”, “내가 미안해(먼저 손 내밀기)”, “사랑해(가장 큰 가치)” 등이다.
‘아빠’는 실수를 고백하기도 했다. 이 선교사는 “아빠로서 몽골이라는 환경으로 와 필요한 것들을 제대로 충족시켜 주지 못한 것에 대한 과도한 책임감이 있었다”며 “그 책임감 때문에 아이들도 아내도 불편하고 긴장시키면서 힘들게 했던 원인을 제공한 면이 있었다. 책임감이 과도하면 고통을 줄 수 있다”고 털어놓았다.
신앙 교육, 지식이 아니라 삶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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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에 앞서 <목소리를 높여 high>라는 책을 먼저 펴낸 악동뮤지션의 모습. 이들은 오디션 당시 ‘다리 꼬지 마’, ‘매력 있어’, ‘라면인 건가’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내용을 담은 가사와 톡톡 튀는 멜로디로 큰 호응을 얻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
신앙 교육에 대해서는 “선교단체 간사 생활을 계속 해 오는 등, 저희가 선택하고 살아온 삶이 돈을 많이 벌어 좋은 집에 사는 것이 아니었고, 교회에서도 찬양 인도자로 섬겨왔다”며 “따로 무엇을 했다기보다, 아이들이 이런 저희들의 모습을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랐다”고 전했다.
이성근 선교사는 “저나 아내나 결코 행복하다고 할 수 없는 청소년 시절을 지내면서 신앙이 아니면 버틸 수 없었다”며 “과격한 말이지만 체험을 통해 ‘하나님 떠나면 죽는다’는 마음으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렸다”고 했다. 그는 “아이들에게 ‘아빠가 경험한 하나님은 분명히 살아계시고, 아빠는 하나님 앞에 헌신된 삶을 살기로 했기 때문에 너희들이 사고 싶은 것을 다 사줄 수 없다’고 말해줬고,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 선교사는 “내가 가지려 하면 가질 수 없고, 자신이 가진 것을 흘려보내고 나눌 때 오히려 내가 생각했을 때보다 더 좋은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작은 일이지만 아이들 수준에 맞게끔 하나님께서 여러 차례 경험하게 하셨다”며 “신앙을 지식적으로 알려주는 게 아니라 삶으로 경험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살아 계시는구나. 지금도 우리를 돌보아 주시는구나’라고 고백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아이들을 키우면서 하나님 ‘아버지’가 어떤 분이신지를 배우게 됐는데, 그런 이야기를 아이들에게도 나눴다”며 “‘아빠처럼 하나님도 너희들을 사랑하셔. 아빠는 실수하고 욱 하고 화낼 때가 있지만, 하나님은 오래 참으시는 분이라 그러지 않으셔’라고 말씀을 통해 설명해 준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충분히 경험하고, 자존감이 생기면 더 큰 하나님이 계시고 그분이 나를 돌보심을 배우게 된다”고 설명했다.
[출처: 크리스천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