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몸과 마음에 상처가 났을 때 치료를 해야 낫게 된다. 몸의 상처는 눈으로 보이기 때문에 연고도 바르고 반창고도 붙여서 치료받기가 쉽지만, 마음의 상처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상처받은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도 치료에 소홀해지고 무관심해지기 쉽다. 그런데 상처는 몸이든 마음이든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께서 “상심한 자들을 고치시며 그들의 상처를 싸매시는도다”(시 147:3)라고 찬양하였다.
트라우마는 원래 그리스 의학 용어로 외상을 일컬었으나, 심리학에서는 ‘심리적 외상’을 뜻한다. 심리적 외상의 원인에는 아동학대, 아동기의 부모 상실, 가족의 중병, 교통사고와 산업재해, 고문, 추방, 학대, 대형사고 목격, 사회폭력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이겨내기 어려운 상황과 사건을 겪으면서 전 삶을 뒤흔드는 경험을 말한다.
치료되지 않은 상처는 무의식 속에 남아 있다가, 시간이 흘러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면 상처가 되살아나게 된다. 그러므로 현재에 어떤 부분에 아픔을 느낀다면, 과거에 치료되지 않은 상처가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현재 느끼는 마음의 상처를 싸매고 치료하면, 과거의 상처 또한 치료가 되는 것이다.
부부는 완벽한 남자와 온전한 여자가 만나는 것이 아니다. 살아오면서 많은 심리적 상처를 입은, 불완전한 남자와 미성숙한 여자의 결합인 것이다. 성경에서 아담과 하와의 원죄는 우리 인간의 마음이 원래 상처받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인간의 원죄에다가 어린 시절부터 살아오면서 받은 상처가 누적되어 있다.
남편과 아내는 결혼생활을 통해 서로 상처를 치유받으려는 무의식적인 갈망을 가지고 있다. 남편은 아내가 자신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주기를 원하고, 아내는 남편이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고 사랑해주기를 바란다. 상대방에게 큰 기대가 있으면 실망이 있기 마련이라, 이때부터 부부관계는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어떤 아내가 남편이 옷이나 양말을 아무렇게나 벗어놓는다고 타박을 하였다. 그러자 남편은 아내가 무례하며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겨 분노를 느끼게 되었다. 무의식적 상처가 깊은 남편은, 이 일을 계기로 분노 폭발을 하였다. 남편이 집에 왔을 때, 자기가 찾는 물건이 없어 아내에게 큰소리를 쳤다. 그러자 아내는 긴장되고 두렵고 속상했다. 아내는 남편이 너무 좀스럽다고 느껴지면서 마음의 문을 닫아 버렸다.
사람이 마음의 상처를 받을 때 두 가지 반응이 나타난다. 자신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자기를 숨기면서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 것처럼 위장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 겉으로 아무런 반응을 드러내지 않는 것은, 상처를 건드히면 자신의 존재가 무너질 것 같은 무력감과 그로 인한 두려움 때문이다. 이런 두려움의 밑바닥에는 어린 시절에 받은 상처가 아직도 치료되지 않는 채로 남아 있는 것이다. 이런 경험은 낮은 자존감, 불신, 불편한 인간관계, 예민한 성격을 만든다.
다른 반응은 거부나 비판을 받게 되는 사건이 무의식 속의 깊은 상처를 자극하면, 현재 일어난 일에 대하여 그냥 지나치거나 적당한 화를 내야 할 것을, 상대방이 이해하지 못하는 큰 분노를 표출하게 된다. 그러므로 마음속의 상처는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과 같다.
하나님은 인간의 상처를 깊이 이해하시고 치료해 주시길 원하신다. 기도로 내면을 탐색하는 가운데 자기 통찰을 통하여 무의식적 분노와 슬픔을 이해하고, 하나님의 은총과 사랑을 간구해야 한다. 또한 부부가 서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치유자가 되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이다.
출처-크리스천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