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6-17 18:58
의젓한 태양이
 글쓴이 : 신가회
조회 : 2,258  
<STRONG>의젓한 태양이</STRONG>
<P><FONT class=nc>태양이(가명)는 10살 된 남아로 근긴장이상증 (Dystonia)을 주소로 내원하였다.<BR><BR>근긴장이상증이란 근육조직에서 비정상적인 긴장도의 힘이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들어가는 드문 운동과 자세의 변화를 유발하는 병이다. 팔과 다리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 풀렸다 하는 증상의 반복은 거의 걸을 수 없는, 그래서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있는 태양이의 하루이다. 요즘 들어서 컴퓨터를 많이 해서 걱정이라고 하시는 어머니의 말씀과 함께 먼 섬 동네에서 검사를 받아보기 위하여 올라왔다. <BR><BR>태양이는 어머니가 임신을 처음부터 원했던 것은 아니었다. 초기에 유산하기 위해 약을 복용했던 적 있었다고 했으나 잘 조절되지 않았던지 결국 임신을 하고 세상 빛을 보게 되었다. 그러나 처음에 태양이가 세상에 나왔을 때 태양이의 왼쪽 팔은 팔꿈치 이하가 없었다. 어머니가 얼마나 속상하고 후회가 되었을지… 그러나 어머니는 태양이를 낳은 이상 집안의 막내인 태양이를 가장 아끼고 사랑으로 키워갔다. 비록 팔 한쪽이 팔꿈치까지밖에 없었지만 일상생활을 잘했다고 한다. 6세 때 까지만 해도 동네에서 달리기를 1~2 등 할 정도로 정상적인 운동을 보이던 태양이에 대하여 나름 보람과 기쁨이 있었으리라…<BR><BR>그러던 어느 날 인가부터 태양이의 오른 발이 오므라들기 시작했다. 자기도 모르게 스스로 무릎이 굽혀졌다 펴지는 등의 행동이 반복되기 시작한다.<BR>발꿈치가 굽어 들어가기 시작했으며 8세 가을부터는 걸음걸이가 뚜렷하게 이상해졌다.<BR>오른쪽 무릎이 굽혀지면서 다리를 절면서 걷게 되었다. 서서히 진행하는지라 가족들은 넘어져서 잘 낫지 않는 정도로 생각하고 지켜보았으리라. <BR><BR>계속 증상이 진행하자 육지로 올라와 시에 있는 병원을 방문했다. 당시 병원에서는 재활신발을 신어보라고 말을 들었고 신어보았으나 크게 효과는 없었다고 하였다.<BR>이에 대하여 정형외과에서 입원 발꿈치가 돌아간 것에 대하여 수술도 받아보았지만 증상은 지속되었다. <BR><BR>이듬해 봄부터는 왼쪽 다리마저 불편해졌다고 하였고 자주 넘어지면서 팔과 다리에 잦은 타박상이 생기고 가을부터는 숟가락을 들기도 힘든 정도로 힘들어졌다. 들수는 있으나 그때마다 힘이 들어가기도 하고 최근 두 달 사이에는 점점 증세 악화되어 걷는 것이 더욱 힘들어 졌다. <BR>아침에 혼자 5 걸음 정도 걸을 수 있었으나 저녁이 되면 도움을 받아도 한 걸음 겨우 걸을까 말까 한 정도로 나빠지는 상태에서 태양이를 만났다. <BR><BR>태양이는 언제나 밝은 표정에 TV만화를 좋아하는 10살짜리 어린아이였다.<BR>태양이를 보았을 때 그저 가슴이 저며왔다. 그리고는 늘 하던 것처럼 신경과의사가 태양이와 같은 드문 형태의 운동장애 환자를 보면서는 감별진단에 몰입하게 된다. <BR>과연 근긴장이상증의 원인이 무엇일까? 책과 저널을 찾아보기도 하고 태양이의 증상에 대하여 더욱 과학적으로 기술하기 위하여 노력해본다. 그러한 가운데 치료할 수 있는 병인가에 대하여 골몰하게 된다.<BR><BR>특발성 근긴장 이상증, 도파민반응성 근긴장이상증( Dopamine Responsive Dystonia: DRD), 미토콘드리아 관련 유전병, 유인성 근이상 파킨슨병, 윌슨병 등등 많은 병명들을 떠올리며 생각을 정리해 나갔다. <BR><BR>나 역시 신경과학을 공부하기 전에만 해도 들어보지도 못한 자주 접하기 어려운 병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상황에서 나에게는 그래도 그 안에 모든 의사가 가져보는 희망은 “치료해 볼만한, 약에 반응이 있는 병인가?” 가 아닐까 싶다. <BR><BR>도파민에 반응을 보이는 비교적 약물에 반응이 확연하게 나타나는 병이라면 그래도 태양이가 걸어서 아니 뛰어서 집에 갈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BR>다음날 약에 대한 반응을 보기 위하여 도파민계열에 약을 투약하였으나 특별한 호전은 관찰되지 않았다. 확인 작업이 필요했으며 드문 병 가운데 국내에서 유전자 검사가 가능한 것들을 확인하기 위하여 의뢰를 시행하였다. 그래도 좀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했는데…<BR>태양이가 섬마을에서 웃음을 잃지 않게 해달라고 주님의 섬세한 사랑을 발견하는 아이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BR><BR>그런가 보다. 아직도 가슴이 아프다…. <BR>태양이를 두고 보시는 주님의 마음은 어떠하실까? <BR><BR>우리는 구약, 신약시대 기적을 행하시는 하나님의 엄청난 역사를 발견하게 된다.<BR>홍해를 가르며 애굽을 탈출하는 모세, 이후 광야가운데 밤낮으로 보이시는 구름기둥과 불기둥의 역사, 만나와 메추라기로 이스라엘을 배불리시던 역사, 여리고성을 무너뜨리시던 승리의 역사, 3년반의 가뭄을 기도로 촉촉하게 땅을 적시던 엘리야, 그 이후 크고 작은 하나님의 개입을 만나게 된다. 그러나 이도 구약 말기즈음에는 잠잠했던 하나님의 기적 보지 보지 못하는 수백년이 이어진다.<BR>다시 예수님의 시대에 우리는 눈 먼 자를 눈 뜨게 하시는, 앉은뱅이를 걷게 하시는, 물위를 걸으시던, 오병이어의 넘치는 축복의 사건,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수많은 이적을 행하셨던 예수님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에 못박히시던 예수님을 발견하게 된다. “엘리엘리 라마 사막다니…” <BR>“아버지여 어찌하여 나를 버리시나이까?” 예수님을 지켜보시던 하나님의 마음은 어떠하셨을까? <BR><BR>“하나님이 변하셨다…”<BR><BR>나도 어릴 때 TV를 보면서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어려움을 느꼈던 절망감이 기억났다. 소말리아는 하나님께서 싫어하시는 걸까? 왜 그 나라 사람들이 그렇게 천벌을 받는 것 같은 고통의 역사가 지속되는 걸까? 굶어 죽어가는 수많은 어린아이의 죽음은 과연 누구의 책임인가? 혹 더러는 하나님이 계시다면 어떻게 저 아이가 저렇게 태어나도록 할 수 있겠는가? 라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과 함께 성경을 공부하면서 눈물 흘렸던 주님의 고통 가운데 침묵하시던 하나님의 마음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십자가 가운데 그리스도가 못 박혀있는 상황에서 그것을 지켜보시던 하나님의 마음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BR><BR>언젠가부터 우리는 처절할 정도로 연약한 하나님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 일체 개입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어떠한 상황에도 하나님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는 현대 전쟁과 기아, 살인, 강간에 방관한다고 오해하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사랑의 하나님이 어떻게 저 상황을 방관할 수 있냐고 외치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BR><BR>하나님의 사랑을 잘 알지 못하던, 잘 이해하지 못했던 고교시절. 나는 풀리지 않던 수수께끼와도 같은 이 부분을 나 역시도 완전히 이해 할 수 없어 외우고 넘어갔던 기억이 있다. “하나님은 사랑이시다…”<BR><BR>오해의 역사의 반복….<BR>적극적인 개입의 구약, 신약초기 상황에도 사람은 하나님의 사랑을 믿지 않았다. 오해의 역사가 반복되었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고백하고 함께 회복의 역사를 만들어 가기는 커녕 무시하고 심지어는 저주했다.<BR>힘있는 하나님에서 힘없는 하나님으로 바꾸어 표현하실 수 밖에 없는 너무나도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결국 신약시대 세상에 하나님이 사랑이라는 것을 가장 낮은 방법으로 표현해 주셨다. 그러나 이에 있어서도 오해는 반복되었다. 지금도 그 오해와의 싸움이 전세계에서 일어난다.<BR><BR>하나님의 연약함으로 보이는 이 상황을 기도하면서 조금씩 알게 된다. <BR>이후에도 나는 매일 신경과 병동에서 만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의 방식과 회복의 방식이 무엇임을 성경을 제대로 배우고 공부하면서 비로소 조금씩 알게 된다. <BR>“하나님은 진실로 사랑이시다…” <BR>얼마나 사랑하시는지 우리는 이제 알아야 한다. 아니 이해가 안된다면 일단 외워서라도 믿고 나아가야 한다.<BR>의대생은 시험 볼 때 이해가 안되어도 일단 외우고 본다. 후일 이해가 되기도 하는 신기한 일들이 있다. 이해가 안되면 일단 외워보자…<BR>하나님은 사랑이시다. <BR>오늘도 새로 구입한 책의 첫페이지에는 습관처럼 이 말을 적는다. “God Loves Me…”<BR>그리고 나도 마음속으로 고백한다. "I love god..."<BR><BR>[유재국 고려대학교 병원 신경과 의사]</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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