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6-17 18:58
수영이의 눈물
 글쓴이 : 신가회
조회 : 1,657  
<STRONG>수영이의 눈물</ST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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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 bgColor=#ffffff><IMG src="http://kr.stlukemissions.org/files/20080509020519Mg==.gif" 18.85></TD></TR></TBODY></TABLE></TD></TR></TBODY></TABLE></TD></TR></TBODY></TABLE><FONT class=nc>수영이(가명)는 꿈 많은 여고생이었다. 비록 집안형편이 너무도 가난해 슬플 때도 많았지만 웃음을 잃지 않고 누구보다도 어머니를 위하는 착한 그녀였다. 또 어려서부터 교회를 다니며 하나님을 사랑하고 고등학교도 미션스쿨에 가게 해달라고 기도하였던, 그래서 미션스쿨에 가게 되었을 때 너무나 기뻐한 그녀였다. 하나님을 사랑하던 수영이, 그러던 그녀에게 갑자기 시련이 찾아왔다. 예고도 없이 갑자기 그녀에게 찾아온 이 시련, 나는 그녀의 시련을 2개월정도 바라보고 기도하며 그 의미를 묵상하게 되었다. 글을 올리기까지주신 은총과 은혜가 너무도 커서 그 의미가 왜곡되거나 작아지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망설이다 이제야 감히 글을 올려본다. <BR><BR>초발 전신 경련을 주소로 나에게 응급실에서 연락이 왔다. <BR>“Female(여자) 15세 환자로 전신 발작이후 Post seizure(경련 이후 상태)를 주소로 내원하였습니다. 현재 의식은 alert(명료)합니다.” <BR>살다 보면 경련을 할 수도 있다. 교과서적으로도 1~2%는 원인 없이 발생한 경련이 있으며 이에 대하여 재발이 없을 경우, 설명한 만한 뇌병변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뇌파상으로 이상이 없을 경우 일단 경과 관찰을 한다. 특히 열을 동반한 유아에서 발생한 경련의 경우는 더더욱 그러하다. 즉 항경련제를 초발 경련부터 주지는 않는다. <BR><BR>나 역시도 주치의 경험이 조금씩 생기면서 이 환자에 대한 계획을 머리에 간단하게 그려보고 뇌파상의 이상이 없고 뇌병변이 없으려니 하고 생각하며 추후 외래 추적관찰을 고려하고 퇴원을 하겠거니 하며 응급실로 내려갔다. <BR><BR>수영이는 처음에 왔을 때는 의식상태가 명료했다. 경련 후 혼미상태를 20분 가량 거치고 나면서 내가 처음 보았을 때에는 정상적인 상태였다. 혈액검사나 소변검사 X-ray 폐영상, 심전도등 기본적인 응급실에서 관찰된 수치상에서도 특이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뇌파상에서도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퇴원을 고려했던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경과에 대하여 퇴원을 강력하게 희망하던 터라 6시간동안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퇴원하도록 설명하였다. <BR><BR>“그러나 나중에 벌어질 상황에 대하여 나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다. 주님…<BR>나는 어느덧 다시 병동으로 올라가 다른 환자 처방을 내고 있었다. <BR>응급실에서 다시 전화가 왔다. “아까 전화드렸던 Female 15세 수영이가 다시 경련을 하고 있어요.”<BR>“ 네 L-Pam(엘팜_로라제팜) 2mg 1 앰플 IV 주시고 2분만에 호전 없으면 다시 한번 주고 계세요. 바로 내려가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나도 모르게 긴급상황에서 본능적인 느낌이 맞는 경우가 많았다. 아니길 바랬지만 왠지 마음 안에 무엇인가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특이 유발인자가 없었던 지라 더욱 조심스러웠다. 최근의 수면상태, 음주력, 약물력이 없었고 가족력이나 신생아, 유아, 유년기에 의심할만한 특이질환병력, 외상력이 없었다고 들었는데…” 달려가면서 다시 한번 놓친 것이 있는지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무엇인가 빨리 머리에 발생한 화재가 꺼지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있었다. 그러나 수영이에게 다가갔을 때 경련은 지속되고 있었다. “두번째 약도 주입했구요. 현재 5분 20초째 지속되고 있는 중 입니다.” 응급실 간호사분의 말이 나에게 잔인하게 다가왔다. <BR>“한번 더 주사해 주세요, 그리고 phenytoin(페니토인) 체중 50kg에 맞추어 1000mg NS(식염수) 100ml 믹스해서 준비해 주세요”<BR><BR>신경과에서 응급질환으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 지는 것이 초급성 뇌졸중과 바로 간질중첩증이다. “경련이 멈추어 지지 않는다” 간질중첩증은 30분이상 지속되는 경련이나 두번의 경련발생 사이에 의식회복이 없는 경우로 정의하며 일단 발생하였다면 상당히 좋지 않은 예후도 각오해야 한다. 사망의 위험까지 있어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아직까지 나는 짧은 경험으로 phenytoin(페니토인)이나 Phenobarbital(페노바비탈)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를 본적이 없었기에 간질중첩증에 준해서 약물을 주입하면 호전되리라 생각했다. 주입이후 증상은 없어졌다. 그러나 의식회복이 없이 1시간이 흘러갔다. 뇌파추적을 하였을 때 수영이의 뇌파상에서는 전반적인 서파와 함께 간헐적으로 간질파가 관찰되고 있었다. 추가로 phenytonin(페니토인)을 500mg추가하였고 다시 뇌파를 확인하였다. 아직 지속되고 있었다. 나의 등은 이미 축축해져 있었다. 교수님과 상의하고는 추가약제로 Phenobarbital(페노바비탈_을 사용해보기로 하였고 중환자실로 옮겨져 간질파와의 싸움을 계속했다. 뇌파의 호전을 보면서 혈청검사를 추가로 진행하면서 뇌척수액검사를 시행하고는 이상소견이 없었으나 관계할 수 있는 감염가능성에 항바이러스제와 항생제를 투여하고는 한숨을 돌리고 이어서 보호자인 어머니와 면담을 이었다. <BR><BR>“간질중첩증이라는 병으로… 생명을 자신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닙니다. 아직 원인을 알 수는 없습니다만 따님이 잘못되지 않도록 제가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첫날부터 나는 잘못 되어가고 있는 수영이를 보고 있었다. 다시 뇌파가 나빠지고 있었던 것이다. 추가 항경련제를 병용해 보았으나 반응이 없었고 결국 <BR>불응성 간질중첩증(refractory status epilepticus)에 준하여 Coma(혼수)치료를 시작하기로 했다. <BR>“이렇게 나빠지면 회복되는 경우가 있나요?” <BR>나도 처음 시행하는 치료방법인지라 교수님을 당황하게 하는 질문을 던졌다. <BR>“대개는 어렵단다.” 대답을 듣고는 결론을 간단하게 낼 수 있었다. <BR><BR>“간단해지는구나, 기도하자…” <BR>나는 환자를 보면서 환자전체를 두고 기도해 본적은 있었으나 그때까지 특정한 한명을 두고 기도해 본적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수영이는 달랐다. 신경과 환자의 평균나이가 70대여서인지 때로 그분들의 죽음을 바라볼 때 주님께서 부르심으로 받아들일 때도 있었지만 수영이를 보면서는 절대 죽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왠지 처음 응급실로 내려갈 때 들었던 불길한 생각이 이번에는 반대로 살 수 있다는 희망으로 바뀌었다. <BR><BR>혼수치료는 전신마취를 통하여 수영이를 완전히 뇌파를 꺼 놓았다가 다시 뇌파를 켜놓는 방식이다. 마치 머리회로의 스위치를 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가능성과 수영이의 생체징후가 흔들릴 가능성에 대하여 보장할 수 없었기에 시행동의서를 보통 받게 된다.<BR><BR>동의서를 작성하던 순간 위험성에 대하여 간략하게 설명하였지만 다시 한번 어머니의 손을 잡으<BR>며 말씀드렸다. “저의 여동생이라도 이방법을 선택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보겠습니다.” 언젠가부터 보호자에게 겁만 주는 의사가 되기 싫어졌다. 방어적인 의료를 할 수밖에 없는 한심한 제도의 굴레 가운데 서있는 나이지만 그래도 의사보다는 환자와 보호자편에 서고 싶었다. 실제로 여러 다른 과에 있던 나의 동기의사들중에는 시술이나 수술등의 동의서 작성시에 사망이라는 단어가 10회 가량 나오는 것을 목격하곤 한다. "이렇게 해도 죽고, 저렇게 해도 죽습니다." 사실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빠른 의사판단을 위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아닌 경우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 역시 상호 불신의 시대에 살고 있기에 욕 할만한 상황도 아닌 지금이다. 어느덧 자신을 지켜줄 무엇도 없는 의사들에게 자기보호는 필수 불가결한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가지 잊혀져 가는 것이 있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죽을수도 있다. 죽인 것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언젠가부터 보호자분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은 객관적인 환자의 정보이기도 했지만 의사에게 또 다른 것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마음을 함께 하는 것이었다. 진정한 공감대가 있다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의사의 고민을 본다면 환자 분의 결과와 상관없이 장례식을 마치고 감사의 인사를 위해 다시 중환자실을 찾아주시는 보호자분을 종종 보게 된다. 지금도 어려운 환자를 만나게 된다면 “나의 가족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라고 항상 다시 물어보게 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나의 가족이라면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라고 다시 물어 보게 된다.<BR><BR>어머니와 이야기를 마치고는 어머니의 눈물 그리고 내 손을 꼭 잡아 주심을 뒤로 하고 마취제를 지속 주입하면서 혼수치료를 들어갔다. 그러나 간질파는 쉽게 없어지지 않았다. 처음에 내가 약을 처방하여 넣고 있어 순간 망각했다. “아, 내가 치료하는 것이 아니지. 나는 주님의 도구일 뿐이다” 순간 교만했던 나를 회개하고 다시 눈을 감았다. <BR>“이제 나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BR>한가지였다. 주께서 펼치시는 손길이 더 이상 나로 인하여 왜곡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었다.<BR>교만은 순간의 느슨함 가운데 들어온다. 이후 중환자실에 가서는 약의 용량을 조절하고 생체징후를 확인함과 함께 짧게 기도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서서히 주님께서 수영이를 회복시켜 가고 계셨다. 이후 십수일간 수영이는 혼수치료를 유지했다. <BR>그러던 밤마다 뇌파 파형을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졸음가운데 뇌파를 바라보기를 반복하던 <BR>가운데 어느날부터 약을 줄여가기 시작했다. 약에 의해 뇌파를 완전히 사라지게 한 후 다시 서서히 줄여가는 가운데 다시 뇌파가 돌아오면서 간질파가 발생하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서서히 간질파가 없어졌다. 뇌파가 조금씩 정상인의 그것으로 변해갔다. <BR><BR>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BR>참으로 수영이는 나에게 많은 눈물을 선물로 주었다. <BR>가장 기억에 나던 눈물이 세가지 있었는데 첫번째는 수영이가 눈을 수십일만에 마침내 떴을 때였다. 나도 모르게 눈물 흘렸던 기억이 있다. “주님, 당신께서 살리셨습니다…”<BR>두번째는 수영이가 눈을 뜨고도 전혀 주위에 반응하지 못하다가 어머니에게 처음으로 “엄마”라고 말하는 것을 목격했을 때였다. 어머니도 우시고 나도 울었다. 마지막 세번째는 퇴원하는 날 수영이가 울면서 “하나님께서 저를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라고 고백할 때였다. <BR><BR>그렇다. 누군가 환자가 의사를 가르친다고 했던가? 수영이는 나에게 너무나도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 <BR>지금도 생각하면 가슴이 저며오는 수영이…오늘도 나에게 감사기도를 올릴 수 있게 해준 병을 이겨내고 있는 수영이에게 고맙고 부족한 자를 아직 의사로, 주의 도구로 사용해 주시는 주님께 감사드린다. <BR>아직도 간질병자라는 사회의 선입견과 약물치료를 이겨내야 하는 수영이. 그러나 언젠가부터 주님께서는 나에게 이 소녀를 통하여 많은 것을 가르쳐 주시고 계셨다. 그러나 나에게 다 풀리지 않는 주님의 세계에 대한 질문이 있어, 그래서 더 말씀을 붙잡고 묵상해야 했기에 펜을 들기가 더디었던 것 같다. <BR>" 왜 아파야 했던가요?" 라는 다소 바보같은 질문인지도 모른다. <BR><BR>그래서 내가 사용한 방법은 다음이었다. <BR>일단 외웠다. "God loves Sooyoung."<BR><BR>성경말씀을 통하여 배웠지만 수영이를 대할 때 그것이 쉽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다. <BR>그러나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모든 것은 한번에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다. 나중에야 이해가 되곤한다. <BR>수영이를 너무도 사랑하시는 주님을 믿는다. 주님께서 어리석은 자를 오늘도 지속하여 가르쳐 주실 줄 믿기에 감사기도로 하루를 맺게 된다. 주님 감사합니다. 내일은 조금더 어제보다 주님께 가까이 갈 수 있는 제가 되기를 원합니다. 주의 깊은 뜻을 어찌 다 알 수 있으랴마는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만은 조금더 잘 알기 위해 오늘도 손을 모아 기도한다.<BR><BR>[유재국 고려대학교 병원 신경과 의사]</FONT></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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