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6-17 18:58
[가정&육아] 한밤중 응급실의 악몽
 글쓴이 : 신가회
조회 : 2,917  
쨍그랑” “엄마~아!” <BR><BR>비명 소리와 함께 깨진 유리그릇 조각이 다섯 살 한새의 고사리 손을 파고들었다. 유리 파편은 손바닥 이곳저곳에 박혔다. 잠시 뒤 붉은 피가 거실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일요일 밤, 배영환(36·부천시 소사동)씨 가족의 오붓한 저녁식사는 그렇게 핏물로 얼룩졌다. <BR><BR># 응급실에 수술할 의사가 없다니! <BR><BR>놀란 배씨 부부는 허둥지둥 아이를 들춰 업고, 집 근처 ㅅ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그러나 배씨는 “일요일 밤이라 병원에 수술을 할 만한 외과 의사가 한 명도 없다”는 병원쪽 말을 들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텅 빈 응급실을 지키던 간호사에게 “급한 대로 드레싱(소독)이라도 해달라”고 졸랐지만 “드레싱도 치료라 함부로 할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BR><BR>배씨는 할 수 없이 피 흘리는 아이를 차에 태우고, 10분 거리 ㄱ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다. 배씨는 “피를 뚝뚝 흘리는 아이가 2시간 넘게 치료를 받지 못하다니 응급실이라는 말이 무색하다”고 말했다. <BR><BR><BR># “치료는 고사하고 병원균에 전염되지 않을까 걱정” <BR><BR><BR>초보아빠 고영국(34·서울시 구로동)씨도 첫딸 서인(2)이와 겪은 응급실의 악몽을 잊을 수 없다. 서인이가 6개월 될 무렴, 낮부터 열이 오르더니 새벽 1시께 펄펄 끓었다. 간이체온계 눈금이 40도를 넘었다. 집 근처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아수라장이었다. 술이 취해 소리치는 아저씨, 정신 잃고 바닥에 쓰러진 아줌마, 곳곳에 피 흘리고, 호흡마저 곤란한 중환자들까지… 그 틈에 갓난아이는 침대에 눕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엄마 품에서 신음했다. <BR><BR>의료진의 태도와 응급처치에 부모는 더 놀랐다. 젊은 의사는 아이의 증상을 묻거나 설명도 없이 체온계부터 들이댔고, 간호사는 플라스틱 대야를 들고 와 “이것으로 아기 몸 닦으세요”라고 말한 뒤 가버렸다. 40분 만에 도착한 전문의는 “지금은 열이 왜 오르는지 알 수 없다”며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니, 엑스레이 찍고 소변검사를 하자”고 처방을 내놨다. 밤새 치료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몇 가지 검사를 빼면 집에서 하던 응급처치와 다른 것이 없다. 참다 못한 고씨는 아이가 왜 열이 40도까지 올랐는지 정확히 듣지 못한 채 ‘자가 퇴원’을 했다. 그래도 병원비는 7만원이 나왔다. 고씨는 “치료는 고사하고 면역력이 약한 갓난아이가 응급실 다른 환자들의 병원균에 전염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비싼 응급실 비용에 비해 치료와 서비스는 보잘 것이 없었다”고 말했다. <BR><BR><BR># “밤새 기다려도 담당 의사 얼굴 보기 힘들다” <BR><BR><BR>김인애(38·서울시 암사동)씨도 야간 응급실에 대한 끔찍한 기억이 있다. 아이가 고열로 응급실을 찾은 김씨는 담당 간호사가 아이의 혈관을 찾지 못해 주사바늘을 계속 찔렀다 뺐다 하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다. 몇차례 실패 끝에, 경험이 많은 간호사의 도움으로 겨우 주사를 놓을 수 있었다. 김씨는 “아이 스스로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증상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야간 응급실에 경험 많은 의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BR><BR>늦은 밤 아픈 아이를 들쳐 업고 응급실에 간 부모들은 의료진의 불친절한 태도에 상처를 더 받는다. 3살 딸을 둔 김현(34·광명시 소하2동)씨는 “한밤중 병원 응급실을 찾는 부모가 놀라고 급한 마음을 먹는 것은 당연하다”며 “그런데도 병명이 무엇이지 마땅한 설명도 없고, 한밤중에 응급실을 가도 새벽녘에 의사를 만나기 일쑤”라고 말했다. <BR><BR><BR># 아이들이 응급치료를 받을 권리, 배려 방안은?<BR>“소아과 전문의 배치·어린이 응급실 분리는 안되나요?” <BR><BR><BR>어린 아이를 키우는 부모에게 야간응급실 경험은 수시로 겪는 ‘통과의례’다. 하지만 응급실 이용이 잦은 아이들을 위한 야간응급체계는 매우 허술하다. 8살 이하 어린이가 소아경련이나 고열로 응급실을 찾으면 응급실이용료(1만5000원~3만원)의 50%를 감면받는 게 전부다. 취재중 만난 이들은 “소아 전문 응급실 확대, 일반 응급실에 소아과 전문의 배치, 어른 응급실과 소아 응급실의 분리 운영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말못하는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아프고, 말 그대로 응급치료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더없이 좋은 제안이지만, 현재의 응급의료 지원체계로 보자면 실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BR><BR>최진선 보건복지부 주무관(응급의료 담당)은 “현재 응급의료 지원체제는 모든 응급환자를 대상으로 짜여 있기 때문에 소아 환자만을 위한 예산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응급의료기관에 권고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응급의료관리비 감면 대상에 소아기 질환을 더 확대하는 것이 오히려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BR><BR>[출처: 한겨레]<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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