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4-06-17 18:58
[결혼생활] 대화로 부부 간 ‘연말정산’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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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신가회
조회 : 3,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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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FONT size=4>대화로 부부 간 ‘연말정산’ 어때요 <BR><BR></FONT></STRONG>결혼한 남자라면 한 해에 세 번가량 마법에 걸린다. 결혼기념일과 아내의 생일, 그리고 요맘때다. 특별한 행사와 선물을 기대하는 아내들의 반짝이는 눈빛을 떠올리며, 남편들은 뒤늦게 외국어능력시험이라도 치르는 심정이다. 다른 두 가지에 비해 성탄절 전날은 이렇게 말하며 요행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길 막히는데 집에서 먹지, 뭘 외식을 해?” 근사한 식당으로 향하는 꽉 막힌 도로와 보채는 아이들 사이에서 악몽에 시달렸던 몇 번의 기억을 떠올리며, 아내들은 대개 수긍하게 마련이다. <BR><BR>그러나 선방했다며 안도하긴 이르다. 12월의 마지막 날이 남아 있다. 10월의 마지막 밤은 노래방에서 떠나보낼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12월의 마지막 밤은 노래방으론 어림없다. 한 해의 마지막이라는 그놈의 상징성 때문이다. 1999년 12월 31일 본지는 1면에서 ‘오늘 저녁 식탁에 촛불을 켜자’는 제안을 했었다. 일렁이는 촛불을 바라보며 가족과 함께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또 한 해를 설계해 보자는 내용이었다. 거창한 이벤트와 선물은 당장은 달콤하나, 결국 다음달 카드 청구서가 날아올 즈음 부부싸움의 싱싱한 씨앗으로 둔갑할 터다. 그보다는 차분히 고개를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라는 취지였다.<BR><BR>올해, 비슷한 제안을 하고 싶다. 촛불을 켜든 켜지 않든, 부부끼리도 ‘연말정산’을 해보면 어떨까. 회사원들의 연말정산 개념은 내야 하는 액수보다 많이 낸 근로소득세를 증빙서류를 갖춰 신고한 후 돌려받는 것이다. 분명 집집마다 부부끼리 곰곰이 되새겨보면 서로 좀 더 많이 희생하고 봉사한 부분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BR><BR>가령 이런 거다. “한 해 동안 쓴 가계부를 정리하는데, 1년 동안 내 자신을 위해 돈을 쓴 게 스타킹 몇 켤레 산 것밖에 없더라. 괜히 눈물이 났다.”(아내) “아이를 봐주신다는 이유만으로, 장모님이 아무리 까탈을 부려도 간·쓸개 다 빼놓고 헤헤거렸다.”(남편) <BR><BR>억울한 부분을 소명하는 기회도 가져야 한다. “쥐꼬리만큼 주는 용돈을 아껴서 모기눈물만큼도 안 되는 비자금을 만들었다가 발각돼 전액 빼앗겼다. 억울하다.”(남편) “애들은 사춘기라고 방문 걸어잠그고, 남편은 ‘제2의 사춘기’라고 밖으로 나돌기에 나도 술 좀 마셨다. 그게 어때서?”(아내) 물론 잘잘못을 가리자는 자리가 아니므로 지나친 자기합리화와 억지, 신세 한탄 등은 금물이다.<BR><BR>이렇게 한바탕 정리하고 나서는 서로 더 희생하고 봉사했다고 느끼는 만큼 돌려주자. 꼭 금전적인 보상일 필요는 없다. 이런 대화를 나눴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가슴 속 섭섭함이 한결 풀리는 느낌일 테니 말이다. “한 해 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 이런 한마디면 된다. 어쩌면 우리는 이 한마디를 듣지 못해 근사한 식당을 예약하고 평소 씀씀이를 한참 벗어난 선물을 주고받는 것일지도 모른다. <BR><BR>[출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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